30년 만에 역주행 히트한 김창완의 ‘집에 가는 길’

차트코리아 방송순위 석권하는 기적

김창완이 지난 1995년 발표한 곡 ‘집에 가는 길’이 국내 가요방송계를 석권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30년 전에 발표한 이 노래가 전국방송을 집계하는 차트코리아 9월 둘째 주 가요종합차트(TV/라디오/케이블)에서 방송횟수 208회를 기록하며 2주째 정상을 밟는 기적을 일으켰다.

월드투어를 돌고 있는 걸 그룹 블랙핑크의 신곡 ‘뛰어’는 이 차트에서 2위(방송횟수 75회), 아이브의 신곡 ‘Xoxz’는 3위(71회)를 기록할 정도로 ‘집에 가는 길’의 방송횟수가 압도적이다.

공중파 방송만의 방송순위를 매기는 공중파 차트인 ‘차트코리아 주간 가요 TOP 100’에서도 ‘집에 가는 길’은 아이브와 블랙핑크의 신곡들을 2위와 3위로 밀어내고 2주째 정상을 지키고 있다. 김창완의 곡이 80회, 아이브와 블랙핑크의 곡은 각각 59회와 42회를 기록했다.

발표할 당시인 1995년에도 방송가에서 큰 관심을 끌지 못한 김창완의 포크 록 ‘집에 가는 길’이 30년 만에 방송가의 관심을 끈 것은 KCC건설이 제작한 ‘스위첸’ TV CF에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면서 촉발됐다.

KCC건설 스위첸은 매년 새로운 주제를 정해 TV CF를 제작하고 있는데 2025년에는 ‘집에 가자’는 주제의 CF를 만들어 4주 전인 지난 8월 중순 유튜브에 업로드해 4천6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집에 가는 길’의 뮤비로 인식된 TV광고

노래가 히트해 TV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고, TV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채택되면서 노래가 역주행 히트하는 대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TV광고가 ‘집에 가는 길’의 뮤직 비디오로 바뀐 셈이다.

KCC건설은 유튜브에 올린 2025 TV CF의 동영상 설명에서 “올해 KCC건설 스위첸 광고는 ‘우리 모두에게는 저마다 그리운 집이 있다’는 화두를 담았습니다”라고 소개를 했다.

퇴근길의 직장인들, 여행이나 출장을 마치고 귀가하는 사람들의 지친 모습을 담은 동영상과 함께 통기타의 반주에 실린 당시 43세 김창완의 푸근하고 편안한 노래가 광고를 시청한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 TV CF는 2분05초 길이의 광고로 제작됐다. 지상파TV와 케이블방송, 또 방송시간대에 따라 광고 길이가 조정되긴 하겠지만 심야 재방송 프로그램들의 경우 2분05초 길이의 광고를 모두 방송할 경우 스위첸의 광고가 ‘집에 가는 길’의 뮤직비디오로 완벽하게 바뀐다.

차트코리아는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노래의 방송횟수를 전혀 집계하지 않는다. 그러나 KCC의 TV CF는 방송시간 2분05초의 길이여서 ‘집에 가는 길’의 뮤직비디오로 컴퓨터가 인식하기 때문에 방송횟수로 집계해 차트에 반영됐다. 물론 ‘집에 가는 길’을 방송하는 라디오 프로그램들도 늘어나고 있다.